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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논단] 송승종 대전대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 / 시진핑 방북, 북 핵보유국 인정 대관식 되나(주간조선 제29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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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6-06-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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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논단] 시진핑 방북, 북 핵보유국 인정 대관식 되나(주간조선 제2912)

 

송승종 대전대학교 특임교수·국제분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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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회담하며 악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A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중국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 대변인은 5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발표문에 사라진 비핵화

 

시진핑의 이례적 평양 방문 목적과 관련, 주요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은 중국이 국제질서의 중심적 관리자(central manager of multipolarity)’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한다. 시진핑은 트럼프·푸틴에 이어 김정은까지 만나는 동선(動線)을 연출하여, 중국이 미국·러시아·북한을 모두 한꺼번에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 특히 중국은 불안정성·변칙성으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미국과 대조를 이룸으로써, 외교 파트너로서의 안정성·지속성을 국제사회에 홍보하려는 계산이다.

우리의 관점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지점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다. 트럼프·시진핑 회담 이후 미국은 양국이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중국의 발표문에서는 비핵화란 표현이 보이지 않는다. 앞서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시진핑·김정은 회담 공식 발표문에서도 비핵화란 단어가 사라졌다. 이는 중·북 정상회담 차원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재확인하지 않은 최초의 사건이다. 이때부터 중국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추측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련의 행보는 이번 시진핑의 방북이 북한의 ‘(사실상) 핵보유국 인정을 거의 공식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을 강력히 암시한다.

시진핑 방북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우선 20196월 방북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당시 김정은과 회담을 가진 시진핑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명시적으로 천명했다. 그 방문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에 열렸고, 교착에 빠진 협상의 동력을 되살려 보려는 중재자로서의 의도가 배경에 깔려 있었다. 당시만 해도 국제 비확산 규범을 존중하는 책임 있는 강대국 이미지를 견지하려 했던 중국은 비핵화단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그러한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외교적 의무라고 여겼다. 다시 말해 2019년의 중국은 북한을 후견하되 핵무력을 공개적으로 승인하지는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 했다. 북핵 문제의 해결을 전제하되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신중함이 공존했다. 2019년의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후견을 제공하면서도, 그 후견이 국제사회의 비확산 규범과 정면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외교적 절제를 유지했다. 이러한 절제는 당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협력의 여지를 완전히 닫지 않으려는 전략적 고려와도 맞물려 있었다. ·중 관계가 경쟁의 국면으로 접어들고는 있었으나, 적어도 한반도 핵 문제만큼은 양국이 제한적이나마 공동의 이해를 공유할 수 있는 영역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 7년의 세월 동안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적 환경은 질적인 전환을 겪었다. 2019년의 시진핑 방북이 비핵화라는 좌표 위에 서 있었다면, 2026년의 답방이 어떤 좌표 위에 서게 될 것인가는 한반도 핵질서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그러한 시금석은 공식 발표문에서 비핵화란 단어가 차지하는 위치, 혹은 그 단어의 부재가 남기는 공백을 통해 가장 분명하게 측정될 것이다.

국제법 차원에서 일국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절차는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5대 핵보유국(안보리 상임이사국) 외에 어떤 국가의 핵 보유도 승인하지 않는다. 이러한 법리적 공백 속에서 중국의 묵시적 추인(tacit endorsement)’명시적 승인(formal recognition)’을 우회하는 대안적 경로로 이용된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방문하여 불법적 핵보유국의 지도자에게 최고 수준의 예우를 베푸는 장면은 어떠한 국제법 문서도 부여할 수 없는 가시적 정통성과 위상을 부여한다. 중국은 어떤 공식 문서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승인하지 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밀면서도, 시각적 연출을 통해 실질적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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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모습. photo 뉴시스

 



(이하 생략)


주간조선 제2912,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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