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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 계기 전시 대비 동원예비군 계획이 확 달라졌다” / 

「병력동원소집 및 전시근로소집 규정 일부개정안 행정예고」 (병무청, 2024-12-04)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병무청 “전시 이동 중 최소한의 생존권 확보 위한 전투식량과 생수 확보” 계획 마련

개별 원거리 입영 예비군을 위해 군과 협조 군용열차 수송 지원 마련

모바일 익숙한 예비군을 위한 전시 재난문자 활용 신속한 입영독려

전남 영암군 삼호읍 한 유류 저장시설에서 지난 2024년 8월22일 육군 제31보병사단 예비군 기동대원들이 을지연습 일환인 통합방위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육군 31사단은 지역 방위 핵심 전력인 예비군의 정예화를 위해 현대화 무기체계 ‘베테랑 플랫폼’을 예비군 기동대에 적용했다. 이번 훈련은 예비군 기동대 주도로 국가 중요시설 테러 진압을 연습했다. 육군 제31보병사단 제공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이 상존하는 한반도 안보 현실에서 병력동원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국가비상 상황에서 전쟁 승패의 핵심은 적기 예비전력 동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대비 동원예비군 계획은 평시에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제도개선 노력이 다소 미흡한 게 사실이었다.

이에 따라 병무청은 전시대비 동원예비군 계획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질적 개선책을 모색해 전시계획 분야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병무청이 최근 1~2년 새 처음으로 마련한 구체적 전시 동원예비군 제도 개선 사례를 소개한다.

동원전력사령부 마크. 연합뉴스

◆ 미션1. 전시 이동 중 최소한의 생존권 확보 가능해져

전시 동원예비군 이동 중 지급할 급식과 식수 확보 관련 기존에는 ‘급식 및 식수 제공 계획’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병무청은 2024년부터 ‘전시 동원예비군에게 제공할 전투식량·생수 등 확보’ 계획을 처음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시 수송 대상인 동원예비군은 지정된 장소로 집결해 병무청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소집부대로 이동하게 된다. 버스로 이동 전 집결지에서의 우발상태에 대해서는 동원예비군을 집결지 인근의 수용공간으로 대피시켜 급식을 지원하도록 계획돼 있다.

반면 집결지를 떠나 수송 중 도로 피폭 등으로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이 되면 일정 장소에서 피해 복구 시까지 숙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 대한 동원예비군 지원계획은 그동안 구체화된 바가 없었다. 병무청은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면 식자재를 구하거나 조리하는 것 자체가 제한되는 상황으로 동원예비군의 취식을 보장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병무청은 수송 중 발생되는 우발사태 시 비조리 급식이 가능한 식품 등 동원예비군에 대한 최소한의 생존 보장 물품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시에 업체를 동원해 생산 가동되는 전투식량 등 즉각취식형 식품은 지금까지 현역 군인에게만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동원예비군 지급 물량을 추가로 생산할 업체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에 2022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환경부와 협의를 시작했다. 간편취식 제품 제조업체를 한곳 한곳 찾아다니며 업체마다 동원예비군에게 전투식량과 생수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경기 여주 소재의 한 생산업체 협조를 받아 수송 중에도 필요시 동원예비군에게 급식과 식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각 품목 수량과 병무청 인수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 각 전시계획에 반영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으로 2024년부터는 동원예비군이 소집부대 입영 전이라도 이동 시 발생하는 우발상황에서 전투식량 등 대체식품과 생수를 바로 지원받아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동원 예비군 훈련 모습. 연합뉴스

◆ 미션 2. 개별 원거리 입영예비군 위한 교통편 지원 가능

후방에서 전방으로 원거리 입영대상자 철도수송 지원 관련 기존에는 ‘개별 입영 예비군에 대한 이동 지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부터 유사시 군용열차를 이용해 전방으로 철도수송 도입하는 제도 개선이 완료됐다.

동원예비군의 입영부대는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거주지를 고려해 지정되지만, 전문성 있는 특기를 지닌 일부 예비군의 경우에는 거주지에서 원거리 소재의 전방부대로 정해지기도 한다. 이들은 전체 동원예비군의 1% 정도 차지하는데 전국적으로 소수 인원이 다양한 지역으로 흩어져 있다 보니 병무청에서 차량 수송을 실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런 이유로 이들 예비군은 전방부대까지 개별 입영하도록 하고 있는데, 자동차 등 차량 운행이 통제되는 전시 상황에서 별도 지원 없이 예비군이 개별적으로 정해진 시간 이내 전방 지역까지 이동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판단됐다.

병무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군과 공유하고 전방으로 입영하는 동원예비군을 군용열차에 탑승시켜 수송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병무청은 2023년부터는 탑승 인원과 열차 출발·하차역 등 인원 소요를 국군수송사령부에 제기해 좌석을 확보하고, 충무3종 사태 시 해당 예비군에게 열차 탑승을 안내한 후 전시에 원활한 철도 수송을 지원할 수 있도록 지방병무청 입영확인관의 전시임무를 구체화했다.

◆ 미션 3. 모바일에 익숙한 예비군을 공략하는 전시 홍보수단 확보

병무청은 전시에도 재난문자로 신속한 상황전파 등 입영 독려 제도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국가비상 상황인 전시에 효율적 홍보 수단이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병무청은 1대1 홍보 강화수단으로 2024년 재난문자 활용 체계 정립 제도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군소요 병력의 전기 충원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전시 병무청은 동원예비군을 신속하게 소집해 부대에 충원함으로써 군 작전을 지원하게 된다.

병무청은 유사시 예비군의 신속한 소집을 위해 통지서를 재교부하고 신문·TV·라디오를 이용해 공고하도록 법령상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이를 통해 예비군 개개인에게 소집사항을 인지시키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2022년부터 행정안전부에 재난문자 송출체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조해왔다. 그동안 행안부 재난문자 송출 기준은 산불, 감염병 등 재난과 민방공 경보를 전파하는 용도로만 범위가 정해져 운영돼 왔다. 하지만 여기에 전쟁 초기 비상상황 전파 및 입영안내가 필요한 경우를 위급재난 상황으로 분류해 병무청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위급재난의 경우 문자수신 거부가 불가능하도록 기능이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시 동원예비군의 문자 미확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예비군 연령대를 고려했을 때, 재난문자는 그 어떤 홍보 수단보다 효과적인 전달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병무청은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유지돼 온 전시계획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고 유사시 현장 적용이 가능한 체계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병무청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병력동원 집행 체계를 갖추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우리 군의 신속한 부대 확장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지난 16일 광주광역시에서 병무청이 광주전남 지역 지방자치단체 전시병무담당 교육을 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순천시청에서 ‘지방자치단체 전시병무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 씨는 지난 16일 병무청 주관 전시업무 교육에 참석해 “최근 몇 년 동안 전시 대비 병무행정에 실질적 변화가 큰 것 같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최 씨는 “구체적 성과를 접하고 보니 그동안 전시업무 교육을 받으면서도 다소 막연했던 전시 임무가 보다 명확해졌고,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든든한 마음도 든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정충신 기자 / 문화일보, 20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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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자료>

병무청(동원관리과), 「병력동원소집 및 전시근로소집 규정 일부개정안 행정예고」(2024-12-04).

공개개방포털 - 병무청